간암 예방 효과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statin) 약물이 간암 발병 고위험군의 간암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고지혈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 약물이 간암 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강은석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당뇨병센터), 남정모 교수(예방의학) 등 연구팀은 최근 당뇨병 환자를 비롯한 간암 발생 고위험군이 스타틴 약물을 사용할 경우 위험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타틴은 체내 콜레스테롤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를 차단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이다. 고지혈증 환자는 물론 심혈관 질환자의 합병증 예방에 쓰이는 대표적 약제다. 스타틴은 또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해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이는 당뇨 환자에게도 사용된다.

이에 대해 강은석 교수는 스타틴 약물이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을 예방한다는 일부 연구는 있었지만 간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당뇨병 환자에 연구는 많지 않다. 한국 연구는 거의 없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51만4866명의 평균 7.5년 동안의 건강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시 남녀별, 당뇨병 및 간 질환 발병 여부, 스타틴 약물 복용 여부, 체질량 지수 등 여러 항목에 대한 역학 연구를 수행했다. 그 새로 간암이 발병한 사람은 1642명으로 나타났다.

새로 간암 진단을 받은 ‘1642명의 조사군’에 대해 연구팀은 비슷한 배경(성별, 나이 등)과 질병 조건을 가진 비교 대조군으로 통계학적으로 신뢰도를 가장 높이는 수 5배인 8210명이라는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스타틴 약물이 간암 발병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적으로 전체 분석에서 스타틴 복용군이 스타틴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간암 발병에 노출되는 ‘위험도'(Oddsratio비교 집단과 비교하여 조사 집단의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56%나 낮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또 나쁜 콜레스테롤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두 분석 그룹에 적용해 보다 정확한 통계치를 얻는 보정 분석을 통해서도 스타틴을 사용하는 그룹이 사용하지 않는 그룹보다 간암 발병 상대 위험도가 낮은 것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스타틴의 누적 복용량에 따라 간암 발병 위험도 또한 반비례해 낮아지는 결과도 얻었다.

연구팀은 또 당뇨병 환자 그룹에서 스타틴 사용 여부에 따른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스타틴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간암 발병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그룹에 72%나 줄었다.

연세대 의대 제공

합병증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위험도 감소폭이 66%,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위험도가 81%나 감소해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또 비당뇨병 환자 그룹이라도 스타틴을 사용할 경우 간암 발병 위험도가 47%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강은석 교수는 간경화 환자의 간암 발병 위험도에서도 스타틴을 사용하면 61%나 감소하고, 높은 간 수치를 보이는 그룹에서도 뚜렷하게 간암 발병 위험도 감소를 확인했다며 한국에서 간암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와 간경화 환자 중 스타틴 사용군에서 간암 발병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처음 입증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간암 발병을 감소시키기 위한 예방 차원의 스타틴 약물 복용 확대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현재까지 스타틴 약물에 적응증이 없는 일반 환자들에게 간암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복용하는 적절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높은 안전성으로 널리 쓰이는 스타틴 약물이지만 근육통과 당뇨병 발병 등 부작용이 일부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간질환 학술지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